퀀트 전략은 투자 감정을 배제하고 숫자로만 움직이는 투자 방식입니다. 하지만 숫자로 구성된 전략이라고 해서 무조건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중요한 건, 전략이 실제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동했는지,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익을 냈는지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가능하게 해주는 도구가 바로 성과 평가 지표(Performance Metrics)입니다.
많은 초보 투자자들이 수익률만 보고 전략의 성능을 판단하지만, 단순 수익률만으로는 전략의 ‘위험’이나 ‘안정성’을 알 수 없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퀀트 포트폴리오를 진단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주요 성과 평가 지표들을 초보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수익률(CAGR)만 보면 절반만 보는 셈
수익률은 퀀트 전략의 성과를 보여주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입니다.
특히 퀀트 전략에서는 보통 연복리 수익률(CAGR, Compound Annual Growth Rate)을 사용합니다. CAGR은 단순히 수익률 평균을 낸 것이 아니라, 복리 기준으로 매년 몇 %씩 성장했는지를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전략이 5년간 총 60%의 수익을 냈다면, 단순히 60 ÷ 5 = 12%가 아니라, CAGR은 약 9.9% 수준이 됩니다.
이는 실제 투자자가 매년 동일한 수익을 반복적으로 낸 것처럼 환산한 수치이기 때문에, 다른 전략과 비교하기에 매우 유용합니다.
단순 수익률은 짧은 기간에 과도하게 상승한 전략도 좋게 보일 수 있지만, CAGR은 장기 성과의 '실력'을 보기 위한 지표라 할 수 있습니다.
2. 최대 낙폭(MDD)과 변동성 – 손실 구간을 보는 눈
수익률이 아무리 높아도, 투자 중간에 겪는 손실이 너무 크다면 그 전략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전략을 평가할 때는 반드시 최대 낙폭(MDD, Maximum Drawdown)을 확인해야 합니다.
MDD는 최고점 대비 가장 크게 떨어졌던 손실 구간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포트폴리오가 100에서 150까지 올랐다가, 120까지 하락했다면,
MDD는 (150-120)/150 = 20%가 됩니다.
이는 투자자가 전략을 실행하는 중 심리적으로 감당해야 했던 ‘최악의 구간’을 수치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또한 변동성(Volatility)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수익이 꾸준히 나더라도 매달 수익률이 크게 들쭉날쭉하면 불안정한 전략입니다.
이런 전략은 장기적으로 실행하기 어렵고, 중간에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3. 샤프지수(Sharpe Ratio) – 위험 대비 수익을 계산하라
퀀트 전략이 단순히 수익만 높은 것이 아니라, 리스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통제하면서 수익을 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가 바로 샤프지수(Sharpe Ratio)입니다.
샤프지수는 이렇게 계산됩니다:
(포트 수익률 – 무위험 수익률) ÷ 변동성
무위험 수익률이란 은행 예금이나 국채처럼 원금 손실이 없는 투자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입니다.
예를 들어 연 10% 수익률에 변동성이 15%이고, 무위험 수익률이 2%라면:
(10 – 2) ÷ 15 = 0.53 (샤프지수)
일반적으로 샤프지수가 1 이상이면 양호, 2 이상이면 우수하다고 평가합니다.
즉, 이 수치는 “이 전략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수익을 냈는가”를 판단하는 지표입니다.
샤프지수가 낮으면, 아무리 수익률이 높아도 위험을 너무 많이 감수한 전략일 수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높은 수익률보다 높은 샤프지수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4. 전략 성과는 수익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으로 평가해야 한다
퀀트 전략의 성과는 단기적인 수익보다 일관성과 유지 가능성에 더 큰 의미를 둬야 합니다.
성과 평가 지표를 통해 투자자는 ‘지금 전략을 그대로 유지해도 될까?’, ‘새 전략으로 바꿔야 할까?’라는 중요한 판단을 하게 됩니다.
특히 백테스트나 실전 투자 후, 아래 3가지 항목을 점검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 CAGR이 시장 수익률(KOSPI, S&P500 등)을 초과하는가?
- MDD가 감당 가능한 수준(예: 20% 이하)인가?
- 샤프지수가 1 이상이며, 수익률이 들쭉날쭉하지 않은가?
퀀트 투자자는 감정이 아닌 숫자로 판단해야 하며, 그 숫자의 핵심이 바로 성과 지표입니다.
수익률이 전부가 아닙니다. 리스크를 통제하면서 얼마나 꾸준히 수익을 냈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진짜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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